<DEAR MY BLOOMING DAYS>

홍빛나 HONG BINNA

2022.6.29 - 7.20

순간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소중하다.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기에 그대로를 온전하게 담아두기를 늘 소망한다. 시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고유의 생명력을 가진다고 난 믿는다. 그것은 자라나고 흐르고 쌓이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며 의미 있는 변화를 모색해나가는데 그사이 사랑하는 것들은 함께 웃음 짓고, 서로 간에 조화를 꿈꾼다. 온화하고 너그러운 모양으로 미소짓는 둥근 달이 달항아리 향해 방긋 웃는다. 제 몸을 늘어뜨린 꽃들이 자신도 보아 달라며 한 번 더 크게 웃어 보인다. 어여쁜 달항아리는 스스로의 평온함과 넉넉함으로 그것들을 안아 보듬어 주고 있다. 수시로 변형하는 구름새가 낳은 행운의 알(luckyball)은 곳곳 어딘가에 희망 어린 꽃들을 피우고 제 모양의 정돈된 기억으로 남는다. 헐뜯는 미움도, 날새운 시기도 이곳엔 없다. 모두가 서로를 향해 웃고 있다. 내가 늘 꿈꾸는 진정한 어우러짐은 꾸밈없는 자유로운 질서 속에 모두가 진심 어린 마음을 교류해가는 것이다. 나와 너, 우리. 모든 것은 존귀하고 각자의 이름으로 아름다우며 마음 깊은 곳에서 함께 행복을 노래한다.

진정 보석 같은 순간이다.

홍빛나 Hong Binna (b.1982)

동덕여자대학교 미디어디자인과 졸업 및 동대학원 회화과

개인전
2022 Dear my blooming days - MHK 갤러리/서울
2021 우리, 동그란 이야기 - 학고재아트센터/서울, 모리스 갤러리/대전
2018 동그란 笑笑 - 모리스 갤러리/대전
2016 동그란 푸름 - 모리스 갤러리/대전
2014 바라보다 느끼다 꽃이 피다 - 킨텍스/일산
2014 숲의 노래 - 카이스트/대전
2012 달그리다 꽃피우다 - 쌍리 갤러리/대전, 일곡 갤러리/광주
2011 새와 나, 그리고 세상 - 대성셀틱 갤러리, 여성미래센터/서울
2010 기묘한 몽상 - 갤러리 조우/대전
2008 Be fluffy - KT 갤러리/서울
2007 아마도, 처음 - 갤러리 예홀/서울

그룹전
2022 소소한 마을, 나의 성심당 - 성심당문화원
2022 better me, better us - 대구 갤러리 소헌
2021 대구아트페어21 - 대구exco
2019 스르륵 美來 - 대전시립미술관
2016 성심당60주년 '나의도시나의성심당' - (구)충남도지사 공관
2014 나무와 나무사이 - 대전시립미술관
그외 다수의 아트페어 및 기획, 단체전 참여

2022 삼성생명 다이어리 작가 선정
2019 국민은행 카렌다 작가 선정
2017-2018 대전 성심당 카렌다 작업 및 패키지 참여

수상
2008 환경부 정크아트 심사위원 추천상 수상- 자원순환 공사/서울
2007 광고 메이킹 대상 수상 - 일동제약/서울
2006 한국미술협회 일러스트 특별상 수상 - 디자인 센터/서울

소장
국민은행, 한국 자원 순환공사, 충남대학병원, 성심당 외 다수

<blooming pot>

나와 당신, 우리의 우주


김미혜(퍼블릭아트 기자)

자명하게도 나와 당신, 우리는 서로 다른 개체로 고유의 시간을 관통하며 살아간다. 하나의 사건도 바라보는 관점이 각기 다르고,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해도 동일한 밀도의 무게나 의미를 말에 함유하기는 어렵다. 지나온 경험이, 살아온 삶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괴리가 커지고 상황이 혼탁할수록 우리는 서로의 간극을 이해하기 위해, 감정의 차이를 견디기 위해 예술을 찾는다.


예술가는 보는 사람이다. 각자의 시선에 맺힌 망울을 터뜨려 그 안에 감춰져 있던 형상을 제시하는 이들이다. 존 버거(John Berger)가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에서 “보는 행위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결정해 준다. 우리는 우리 주위를 에워싼 이 세계를 말로 설명하고는 있지만, 어떻게 이야기하든 우리가 보는 이 세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의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결코 한 가지 방식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천명했듯, 예술가는 수많은 ‘보기’를 통해 복잡다단한 세상의 다양한 삶을 자각게 하고, 현재의 위치를 확인시키며, 시각 언어를 확장해나간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수천, 수만 개의 시선은 우리의 삶이 되고 우주가 된다. 그렇다면 예술가 홍빛나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아이들이 으레 눈길이 닿는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듯 홍빛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대상을 관찰하는 것에 주목했다. 다만 그는 단순 관찰자의 시점에서 나아가 대상에 대한 관심과 미적 호기심을 필치에 쏟아내는 것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색을 조합할 때 발현되는 우연성과 중첩성이 특히 그를 매료시켰는데, 순간의 터치와 압축된 감정이 하나의 실체로 완성돼 유일의 존재를 형성하는 과정은 오늘날까지 작가가 믿고 있는 회화라는 매체만이 지닌 힘, 유일성과도 연결된다.


홍빛나는 주로 가족과 주변, 자연과 여린 생명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일상의 면면을 세심히 기록한다. 그리고 이는 타인과의 교감과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희망을 노래하고, 사랑하며, 어느 순간에도 긍정의 힘을 믿고 서로를 아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세상을 향한 더없이 따뜻하고 진실된 그의 애정 어린 시선은 작품 곳곳에 배어있다. 먼저 형태적인 관점에서 홍빛나의 작품은 네모난 캔버스를 제외하곤 모두 부드럽고 유연한 모양이다. 동그란 눈, 웃는 입 모양, 활짝 핀 꽃과 보름달의 형상이 그렇다. 누구도 공격하지 않고, 누구도 공격받지 않으며,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색채 역시 화폭에 힘을 보탠다. 원색과 파스텔톤의 화사하고 밝은 색감은 생명의 역동성을 반영하는 동시에 온화함과 영롱함으로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런가 하면 직관적으로나 은유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암시하기 마련인 작품 제목에서도 이 같은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피어나는 소녀(blooming girl)’, ‘당신에게 가까이(close to you)’, ‘같은 발걸음으로(on the same step)’, ‘너를 바라보며(staring at you)’ 등 인생의 기쁨과 희망을 벗 삼고 있는 작품명은 한 편의 시어를 읊듯 나직한 울림을 일으키며 마음에 남는다.


한편 작품에 구현되는 대상은 서사를 이끌어가는 존재일 뿐 아니라 작가의 의식을 내포하는 관념적 요소로 자리한다. 가령 달은 홍빛나에게 어린 시절 추억이자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상징하는 모티브다. 아버지는 그에게 달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해주었는데, 이에 말미암아 작가는 달을 자신을 지켜주는 보호자이자 늘 환하게 웃어주는 친구,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로 상정하고 시적 상상력을 키워나갔다. 자신의 의식을 달에 투영한 작가는 스스로 영롱하고 깊은 빛을 품은 달항아리가 되어 잔잔한 물가에 비친 달빛처럼 삶의 진정한 희망을 건져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인생의 새로운 챕터에 접어들면서 만나게 된 두 명의 아이 역시 그의 작업 세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요소다.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한 몸짓과 표정은 활짝 핀 꽃과 나무, 자연으로 표상되고, 캔버스에서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듯 유쾌하고 기분 좋은 풍경이 진실한 사랑의 관계를 형성한다. 기존의 자기소외와 성찰의 수단으로 자신에게 집중했던 작가는 이제 가족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자아를 부여받고 보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힘과 추동력을 얻게 되었다.


도처에 차별과 혐오가 만연하고, 사특함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에서 말갛고 해사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홍빛나의 작품은 그래서 더욱 새삼스럽고 중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고, 아픔을 나누고, 기쁨을 전한다면 예술의 가치는 그걸로 충분한 것일 테다. 예술의 존재에 또 다른 명분은 필요치 않다. 타인을 기꺼이 수용케 하는 힘을 지닌 홍빛나의 작품은 오늘도 우리 일상 가까이에 반짝이며 가장 어두운 곳을 향해 빛을 비추고 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면 스티븐 킹(Stephen King)의 소설 『그것(It)』에 나오는 문장이 머릿속을 유영한다. “미소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라. 당신의 모든 용기를 쥐어 짜내고 모든 믿음을 긁어모아 삶을 향해 나아가라. 진실 되라. 용감해라. 굴하지 마라. 그 외의 모든 것은 어둠이니.”

<on the same step>

<my moon>

<take the moon>

<DEAR MY BLOOMING DAYS>

홍빛나 HONG BINNA 

2022.6.29 - 7.20


순간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소중하다.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기에 그대로를 온전하게 담아두기를 늘 소망한다. 시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고유의 생명력을 가진다고 난 믿는다. 그것은 자라나고 흐르고 쌓이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며 의미 있는 변화를 모색해나가는데 그사이 사랑하는 것들은 함께 웃음 짓고, 서로 간에 조화를 꿈꾼다. 온화하고 너그러운 모양으로 미소짓는 둥근 달이 달항아리 향해 방긋 웃는다. 제 몸을 늘어뜨린 꽃들이 자신도 보아 달라며 한 번 더 크게 웃어 보인다. 어여쁜 달항아리는 스스로의 평온함과 넉넉함으로 그것들을 안아 보듬어 주고 있다. 수시로 변형하는 구름새가 낳은 행운의 알(luckyball)은 곳곳 어딘가에 희망 어린 꽃들을 피우고 제 모양의 정돈된 기억으로 남는다. 헐뜯는 미움도, 날새운 시기도 이곳엔 없다. 모두가 서로를 향해 웃고 있다. 내가 늘 꿈꾸는 진정한 어우러짐은 꾸밈없는 자유로운 질서 속에 모두가 진심 어린 마음을 교류해가는 것이다. 나와 너, 우리. 모든 것은 존귀하고 각자의 이름으로 아름다우며 마음 깊은 곳에서 함께 행복을 노래한다.

진정 보석 같은 순간이다.

홍빛나 Hong Binna (b.1982)

동덕여자대학교 미디어디자인과 졸업 및 동대학원 회화과

개인전

2022 Dear my blooming days - MHK 갤러리/서울
2021 우리, 동그란 이야기 - 학고재아트센터/서울, 모리스 갤러리/대전
2018 동그란 笑笑 - 모리스 갤러리/대전
2016 동그란 푸름 - 모리스 갤러리/대전
2014 바라보다 느끼다 꽃이 피다 - 킨텍스/일산
2014 숲의 노래 - 카이스트/대전
2012 달그리다 꽃피우다 - 쌍리 갤러리/대전, 일곡 갤러리/광주
2011 새와 나, 그리고 세상 - 대성셀틱 갤러리, 여성미래센터/서울
2010 기묘한 몽상 - 갤러리 조우/대전
2008 Be fluffy - KT 갤러리/서울
2007 아마도, 처음 - 갤러리 예홀/서울

그룹전
2022 소소한 마을, 나의 성심당 - 성심당문화원
2022 better me, better us - 대구 갤러리 소헌
2021 대구아트페어21 - 대구exco
2019 스르륵 美來 - 대전시립미술관
2016 성심당60주년 '나의도시나의성심당' - (구)충남도지사 공관
2014 나무와 나무사이 - 대전시립미술관
그외 다수의 아트페어 및 기획, 단체전 참여

2022 삼성생명 다이어리 작가 선정
2019 국민은행 카렌다 작가 선정
2017-2018 대전 성심당 카렌다 작업 및 패키지 참여

수상
2008 환경부 정크아트 심사위원 추천상 수상- 자원순환 공사/서울
2007 광고 메이킹 대상 수상 - 일동제약/서울
2006 한국미술협회 일러스트 특별상 수상 - 디자인 센터/서울

소장
국민은행, 한국 자원 순환공사, 충남대학병원, 성심당 외 다수

<blooming pot>

<take the luck>

<on the same step>

나와 당신, 우리의 우주


김미혜(퍼블릭아트 기자)

자명하게도 나와 당신, 우리는 서로 다른 개체로 고유의 시간을 관통하며 살아간다. 하나의 사건도 바라보는 관점이 각기 다르고,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해도 동일한 밀도의 무게나 의미를 말에 함유하기는 어렵다. 지나온 경험이, 살아온 삶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괴리가 커지고 상황이 혼탁할수록 우리는 서로의 간극을 이해하기 위해, 감정의 차이를 견디기 위해 예술을 찾는다.


예술가는 보는 사람이다. 각자의 시선에 맺힌 망울을 터뜨려 그 안에 감춰져 있던 형상을 제시하는 이들이다. 존 버거(John Berger)가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에서 “보는 행위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결정해 준다. 우리는 우리 주위를 에워싼 이 세계를 말로 설명하고는 있지만, 어떻게 이야기하든 우리가 보는 이 세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의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결코 한 가지 방식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천명했듯, 예술가는 수많은 ‘보기’를 통해 복잡다단한 세상의 다양한 삶을 자각게 하고, 현재의 위치를 확인시키며, 시각 언어를 확장해나간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수천, 수만 개의 시선은 우리의 삶이 되고 우주가 된다. 그렇다면 예술가 홍빛나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아이들이 으레 눈길이 닿는 모든 것에 흥미를 느끼듯 홍빛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대상을 관찰하는 것에 주목했다. 다만 그는 단순 관찰자의 시점에서 나아가 대상에 대한 관심과 미적 호기심을 필치에 쏟아내는 것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색을 조합할 때 발현되는 우연성과 중첩성이 특히 그를 매료시켰는데, 순간의 터치와 압축된 감정이 하나의 실체로 완성돼 유일의 존재를 형성하는 과정은 오늘날까지 작가가 믿고 있는 회화라는 매체만이 지닌 힘, 유일성과도 연결된다.


홍빛나는 주로 가족과 주변, 자연과 여린 생명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일상의 면면을 세심히 기록한다. 그리고 이는 타인과의 교감과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희망을 노래하고, 사랑하며, 어느 순간에도 긍정의 힘을 믿고 서로를 아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세상을 향한 더없이 따뜻하고 진실된 그의 애정 어린 시선은 작품 곳곳에 배어있다. 먼저 형태적인 관점에서 홍빛나의 작품은 네모난 캔버스를 제외하곤 모두 부드럽고 유연한 모양이다. 동그란 눈, 웃는 입 모양, 활짝 핀 꽃과 보름달의 형상이 그렇다. 누구도 공격하지 않고, 누구도 공격받지 않으며,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색채 역시 화폭에 힘을 보탠다. 원색과 파스텔톤의 화사하고 밝은 색감은 생명의 역동성을 반영하는 동시에 온화함과 영롱함으로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런가 하면 직관적으로나 은유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암시하기 마련인 작품 제목에서도 이 같은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피어나는 소녀(blooming girl)’, ‘당신에게 가까이(close to you)’, ‘같은 발걸음으로(on the same step)’, ‘너를 바라보며(staring at you)’ 등 인생의 기쁨과 희망을 벗 삼고 있는 작품명은 한 편의 시어를 읊듯 나직한 울림을 일으키며 마음에 남는다.


한편 작품에 구현되는 대상은 서사를 이끌어가는 존재일 뿐 아니라 작가의 의식을 내포하는 관념적 요소로 자리한다. 가령 달은 홍빛나에게 어린 시절 추억이자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상징하는 모티브다. 아버지는 그에게 달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해주었는데, 이에 말미암아 작가는 달을 자신을 지켜주는 보호자이자 늘 환하게 웃어주는 친구,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로 상정하고 시적 상상력을 키워나갔다. 자신의 의식을 달에 투영한 작가는 스스로 영롱하고 깊은 빛을 품은 달항아리가 되어 잔잔한 물가에 비친 달빛처럼 삶의 진정한 희망을 건져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인생의 새로운 챕터에 접어들면서 만나게 된 두 명의 아이 역시 그의 작업 세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요소다.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한 몸짓과 표정은 활짝 핀 꽃과 나무, 자연으로 표상되고, 캔버스에서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듯 유쾌하고 기분 좋은 풍경이 진실한 사랑의 관계를 형성한다. 기존의 자기소외와 성찰의 수단으로 자신에게 집중했던 작가는 이제 가족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자아를 부여받고 보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힘과 추동력을 얻게 되었다.


도처에 차별과 혐오가 만연하고, 사특함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에서 말갛고 해사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홍빛나의 작품은 그래서 더욱 새삼스럽고 중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고, 아픔을 나누고, 기쁨을 전한다면 예술의 가치는 그걸로 충분한 것일 테다. 예술의 존재에 또 다른 명분은 필요치 않다. 타인을 기꺼이 수용케 하는 힘을 지닌 홍빛나의 작품은 오늘도 우리 일상 가까이에 반짝이며 가장 어두운 곳을 향해 빛을 비추고 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면 스티븐 킹(Stephen King)의 소설 『그것(It)』에 나오는 문장이 머릿속을 유영한다. “미소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라. 당신의 모든 용기를 쥐어 짜내고 모든 믿음을 긁어모아 삶을 향해 나아가라. 진실 되라. 용감해라. 굴하지 마라. 그 외의 모든 것은 어둠이니.”



               <my moon>

           <take the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