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NECTING THE DOTS>
문수만 MOON SOOMAN
2023.5.3 - 5.31
근래의 작업에서 쌀이라는 소재를 형태소로 활용한다. 무한을 연상시키는 형태의 도열이나 모노크롬 분위기의 정제된 화면에서 정신성은 이어진다. 무(無), 공(空). 허(虛) 같이 정형화되기 힘든 관념 또한 담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수평적 구도로 화면의 바깥으로 연장되는 느낌을 살리는 것은 무한함을 설정할 수 있음을 유도한다. 형태에 있어서 시작과 끝의 중간 토막을 신중히 포착하고 싶다. 이 중간은 무한의 한 토막으로서의 유한이며, 작품의 변주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색이 공존하든 부드러운 연결을 지향한다. 그것이 풍경이라면 당연히 하늘이나 바다, 또는 그 모두이며, 화면 안의 색 띠는 일출같은 중요한 사건을 알리는 증후이자, 그 사건의 축이 되어주는 수평선이나 지평선 역할을 한다. 그것이 이념적 또는 세대 간의 경계라면 흡수와 동화, 이해와 소통을 의미한다. ‘Cloud’라는 제목은 하늘을 배경으로 떠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을 암시함과 동시에 현대 디지털 문화에서 공유되고 있는 정보의 저장소를 상징한다. 저장소를 채우는 것은 쌀 알갱이 모양의 입자이며 물질과 문화의 관계를 맺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점이 기하학적이고 관념적 요소라면, 쌀은 유기적이고 물질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쌀이라는 형태소를 통해 나는 자연의 실재를 추상화하려 한다.
In the recent work, I use rice as a morpheme. In the refined screen filled with the line-up of shapes reminding of infinitude or monochrome mood, the spirituality is continued. The concepts that are hard to be standardized such as nothing, nought, and emptiness could be the object of containing. Highlighting the feeling like expanding outside the screen in the horizontal structure, induces the possibility of setting up the infinitude. I want to carefully capture the middle piece between beginning and end of shape. This middle could be finite as a piece of infinitude, and the variation of work could be infinite. No matter which colors coexist, it aims for soft connection. If it is a landscape, it is certainly the sky, sea, or everything. And the color strip in the screen is working as the horizon that is the axis of the event as a sign informing an important event like sunrise. If it is the boundary between ideologies or generations, it means absorption and assimilation, and understanding and communication. The title ‘Cloud’ not only implies something the most natural floating in the sky, but also symbolizes the information repository shared in modern digital culture. The repository is filled with rice-shaped particles, which is working as a medium of the relation between material and culture. When a point is a geometric and conceptual element, rice could be viewed as an organic and material element. “I aim to abstract the reality of nature through the morpheme of rice.”
-작가 노트-
문수만 (文水萬) Moon Sooman (b. 1962)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한남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석사졸업
장흥 가나아뜰리에 입주작가
한국미술협회, 파주아트벙커, 씨올회, 공통분모-한중교류전, ICA-국제현대미술협회
2004년~현재, 주요 개인전 및 단체전 다수
작품 소장처
대한민국 국회의장 집무실, 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관, 독일 STULZ가문,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서울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 일본 GALLERY北野坂, GOOGLE미국본사(VP), 갤러리MHK, 떼아트갤러리, 금보성아트센터 외 다수
수상경력
2020 살롱·블랑미술협회 회장상 (제24회 일불현대국제미술전, 일본도쿄 국립신미술관)
2014 화랑상-일본 GALLERY北野坂 (제10회 일한현대미술동행전, 일본고베 하리다노모리 미술관)
1994 특허청장표창-우수발명가 (발명진흥대회, 특허청)
1993 상공자원부장관상-Good Design (우수상품디자인 선정제, 디자인포장센터)
<Cloud-831>
쌀알에서 파생된 우주, 자연, 존재
작가 문수만의 그림을 멀리서 보면, 그러므로 지나치면서 보면 단색이 보인다. 그리고 좀 더 다가가 보면 패턴이 보인다. 그리고 바짝 다가가 그림을 들여다보듯이 보면 화면을 온통 가득 메우고 있는 쌀알(웬 쌀알?)이 보인다. 역순으로 치자면, 화면에 촘촘하게 배열된 쌀알이 패턴을 만들고, 그 패턴이 다시 단색처럼 보여 쌀알에서 파생된 우주, 자연, 존재인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그림 속에 단색이 있고, 배열이 만든 패턴이 있고, 쌀알 하나하나를 묘사한 재현이 있다. 배열(혹은 배치)과 패턴, 단색과 재현으로 나타난 회화의 중추 개념들이 하나의 그림 속에 다 들어있다. (중략)
그런데, 왜 쌀인가. 쌀에는 무슨 의미심장한 의미라도 내재 돼 있는 것인가.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어느 날 우연히 매체를 통해, 발굴 현장에서 다른 부장품과 함께 원형 그대로 간직된 볍씨의 화석이 발굴된 것을 본다. 작가는 아마도 볍씨의 화석에서 시간의 화석을 보았을 것이다. 역사와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았을 것이다. 존재의 근원 그러므로 존재의 원형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쌀알은 바로 이런 존재의 원형에 해당하고, 존재의 근원을 상징할 것이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와 우리 역사가 녹아든 내러티브가 작품의 모태가 되었다. 점이 기하학적이고 관념적인 요소라고 한다면, 쌀은 유기적이고 물질적인 요소다. 쌀이라는 형태소를 통해서 나는 자연의 실재를 추상화하려 한다.”
작가 노트 그대로를 옮겨본 것이지만, 작가는 아마도 쌀을 자연의 실재, 그러므로 존재의 근원이며 원형으로 간주했을 것이다. 쌀을 빌려 자연을 암시하고 싶었을 것이다(이로써 작가의 그림이 암시하고 있는 자연 풍경과 같은 감각적 실재가 설명된다). 쌀을 빌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암시하고 싶었을 것이다(이로써 작가의 그림이 암시하고 있는 인연의 고리와 같은 관념적 실재가 해명된다). 모든 존재는 아득해지면, 멀어지면, 점처럼 보인다. 모든 감각적 실재는 아득해지면, 멀어지면, 관념적 실재처럼 보인다. 그렇게 감각적 실재와 관념적 실재는 원래 하나고, 한 몸이었다. 여기서 다시, 작가는 거리 문제를 끌어들인다. 그렇게 작가는 거리 문제를 매개로, 감각적 실재에서 당위를 얻는, 추상화의 재설정을 제안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고충환 Kho Chunghwan 미술평론-
<Cloud-833>
<Cloud-809>
<Cloud-865>
<CONNECTING THE DOTS>
문수만 MOON SOOMAN
2023.5.3 - 5.31
근래의 작업에서 쌀이라는 소재를 형태소로 활용한다. 무한을 연상시키는 형태의 도열이나 모노크롬 분위기의 정제된 화면에서 정신성은 이어진다. 무(無), 공(空). 허(虛) 같이 정형화되기 힘든 관념 또한 담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수평적 구도로 화면의 바깥으로 연장되는 느낌을 살리는 것은 무한함을 설정할 수 있음을 유도한다. 형태에 있어서 시작과 끝의 중간 토막을 신중히 포착하고 싶다. 이 중간은 무한의 한 토막으로서의 유한이며, 작품의 변주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색이 공존하든 부드러운 연결을 지향한다. 그것이 풍경이라면 당연히 하늘이나 바다, 또는 그 모두이며, 화면 안의 색 띠는 일출같은 중요한 사건을 알리는 증후이자, 그 사건의 축이 되어주는 수평선이나 지평선 역할을 한다. 그것이 이념적 또는 세대 간의 경계라면 흡수와 동화, 이해와 소통을 의미한다. ‘Cloud’라는 제목은 하늘을 배경으로 떠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을 암시함과 동시에 현대 디지털 문화에서 공유되고 있는 정보의 저장소를 상징한다. 저장소를 채우는 것은 쌀 알갱이 모양의 입자이며 물질과 문화의 관계를 맺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점이 기하학적이고 관념적 요소라면, 쌀은 유기적이고 물질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쌀이라는 형태소를 통해 나는 자연의 실재를 추상화하려 한다.
In the recent work, I use rice as a morpheme. In the refined screen filled with the line-up of shapes reminding of infinitude or monochrome mood, the spirituality is continued. The concepts that are hard to be standardized such as nothing, nought, and emptiness could be the object of containing. Highlighting the feeling like expanding outside the screen in the horizontal structure, induces the possibility of setting up the infinitude. I want to carefully capture the middle piece between beginning and end of shape. This middle could be finite as a piece of infinitude, and the variation of work could be infinite. No matter which colors coexist, it aims for soft connection. If it is a landscape, it is certainly the sky, sea, or everything. And the color strip in the screen is working as the horizon that is the axis of the event as a sign informing an important event like sunrise. If it is the boundary between ideologies or generations, it means absorption and assimilation, and understanding and communication. The title ‘Cloud’ not only implies something the most natural floating in the sky, but also symbolizes the information repository shared in modern digital culture. The repository is filled with rice-shaped particles, which is working as a medium of the relation between material and culture. When a point is a geometric and conceptual element, rice could be viewed as an organic and material element. “I aim to abstract the reality of nature through the morpheme of rice.”
-작가 노트-
문수만 (文水萬) Moon Sooman (b. 1962)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한남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석사졸업
장흥 가나아뜰리에 입주작가
한국미술협회, 파주아트벙커, 씨올회, 공통분모-한중교류전, ICA-국제현대미술협회
2004년~현재, 주요 개인전 및 단체전 다수
작품 소장처
대한민국 국회의장 집무실, 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관, 독일 STULZ가문,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서울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 일본 GALLERY北野坂, GOOGLE미국본사(VP), 갤러리MHK, 떼아트갤러리, 금보성아트센터 외 다수
수상경력
2020 살롱·블랑미술협회 회장상 (제24회 일불현대국제미술전, 일본도쿄 국립신미술관)
2014 화랑상-일본 GALLERY北野坂 (제10회 일한현대미술동행전, 일본고베 하리다노모리 미술관)
1994 특허청장표창-우수발명가 (발명진흥대회, 특허청)
1993 상공자원부장관상-Good Design (우수상품디자인 선정제, 디자인포장센터)
<Cloud-831>
<Cloud-833>
쌀알에서 파생된 우주, 자연, 존재
작가 문수만의 그림을 멀리서 보면, 그러므로 지나치면서 보면 단색이 보인다. 그리고 좀 더 다가가 보면 패턴이 보인다. 그리고 바짝 다가가 그림을 들여다보듯이 보면 화면을 온통 가득 메우고 있는 쌀알(웬 쌀알?)이 보인다. 역순으로 치자면, 화면에 촘촘하게 배열된 쌀알이 패턴을 만들고, 그 패턴이 다시 단색처럼 보여 쌀알에서 파생된 우주, 자연, 존재인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그림 속에 단색이 있고, 배열이 만든 패턴이 있고, 쌀알 하나하나를 묘사한 재현이 있다. 배열(혹은 배치)과 패턴, 단색과 재현으로 나타난 회화의 중추 개념들이 하나의 그림 속에 다 들어있다. (중략)
그런데, 왜 쌀인가. 쌀에는 무슨 의미심장한 의미라도 내재 돼 있는 것인가.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어느 날 우연히 매체를 통해, 발굴 현장에서 다른 부장품과 함께 원형 그대로 간직된 볍씨의 화석이 발굴된 것을 본다. 작가는 아마도 볍씨의 화석에서 시간의 화석을 보았을 것이다. 역사와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았을 것이다. 존재의 근원 그러므로 존재의 원형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쌀알은 바로 이런 존재의 원형에 해당하고, 존재의 근원을 상징할 것이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와 우리 역사가 녹아든 내러티브가 작품의 모태가 되었다. 점이 기하학적이고 관념적인 요소라고 한다면, 쌀은 유기적이고 물질적인 요소다. 쌀이라는 형태소를 통해서 나는 자연의 실재를 추상화하려 한다.”
작가 노트 그대로를 옮겨본 것이지만, 작가는 아마도 쌀을 자연의 실재, 그러므로 존재의 근원이며 원형으로 간주했을 것이다. 쌀을 빌려 자연을 암시하고 싶었을 것이다(이로써 작가의 그림이 암시하고 있는 자연 풍경과 같은 감각적 실재가 설명된다). 쌀을 빌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암시하고 싶었을 것이다(이로써 작가의 그림이 암시하고 있는 인연의 고리와 같은 관념적 실재가 해명된다). 모든 존재는 아득해지면, 멀어지면, 점처럼 보인다. 모든 감각적 실재는 아득해지면, 멀어지면, 관념적 실재처럼 보인다. 그렇게 감각적 실재와 관념적 실재는 원래 하나고, 한 몸이었다. 여기서 다시, 작가는 거리 문제를 끌어들인다. 그렇게 작가는 거리 문제를 매개로, 감각적 실재에서 당위를 얻는, 추상화의 재설정을 제안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고충환 Kho Chunghwan 미술평론-
<Cloud-809>
<Cloud-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