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울 Kim Seoul (b.1983)
2013 타마 미술대학 대학원 미술전공 박사과정 졸업
2010 타마 미술대학 대학원 회화전공 판화연구 석사과정 졸업
2007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졸업
개인전
2023 <My greeny> 아트팩토리, 파주
<Parade all together> 오쿠보 분교 스타트업 뮤지엄, 아시카가시, 일본
<별밭> 룬트갤러리, 서울
<켜> Bynowhere, 광주
2022 김서울x정민제 2인전<적당한 거리> MHK갤러리, 서울
<2022AXIS Solo exhibition 김서울-홀로상자일기> 021갤러리 상동, 대구
<유리상자 아트스타II-김서울> 봉산문화회관, 대구
<김서울 전> YTN아트스퀘어, 서울
2021 <김서울展> 시로타화랑, 동경, 일본
<Seoul Kim : Hand - colored Etchings> 데이비슨 갤러리, 시애틀, 워싱턴
<김서울 전> 현대백화점 H 갤러리, 대구
2020 <Boxes of Seoul> LP Gallery, 파주
<올해의 청년작가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20 새로운 세대의 시선> 갤러리Q, 동경, 일본
2019 <People in boxes> 신미화랑, 대구
2018 <City in a box> 동성살롱, 대구
2017 <현대인의 일상생활> 뮤지엄 산 기획 신진판화작가선발전, 뮤지엄산, 원주
2017,14,11,10 < 김소희 展 > 시로타 화랑, 동경,일본
2016 Graficki Kolektiv Gallery 기획 개인전, Graficki Kolektiv, 베오그라드, 세르비아
2015 < Unmentionables> 데이비슨 갤러리, 시애틀, 미국
<Way Home>, 갤러리 플래닛, 서울
2013 < 김소희 展 > 노다컨템포러리, 나고야, 일본
2009 SIPA Belt Artist Project 전,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8 제12회 BELT2008 선정작가전, 동산방화랑, 서울
그룹전
2023 Paperfolio:from pulp to poetry, 갤러리 X2, 서울
2022-23 판화지원 프로젝트 입상 작가전 <일상-Layer>, 뮤지엄산, 원주
2022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기획 <내말좀들어봐> 공간독립, 대구
2022 북구문화재단 기획 <네오스킨> 어울아트센터, 대구
2022 와동분교 기획전 <예술가의 작업실로 초대합니다>, 주봉초등학교 와동분교장, 홍천
2022 대구문화재단 명작산실 지원전시<정례브리핑 14시,27일>, 예술발전소, 대구
2022 <Botongsaram vol.3-말하는 도구들> 서구문화회관, 대구
2022 <Botongsaram vol.2-일상의 기록>KT&G상상마당 대치갤러리, 서울
2021-22 <맛있는 미술> 아미미술관, 당진
2021 입주작가 성과전 <유연한 히스테리아> 예술발전소, 대구
2021 <그레이트 인물전> 예술발전소, 대구
2020 <일상의 선상>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작은미술관, 울산
2020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석파정 서울미술관, 서울
2019 <혼틈일상>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외 다수
수상
2021 노보시비스크 국제 현대 그래픽아트 트리엔날 전통판화부문 특별상 수상, 노보시비스크, 러시아
2019,18 대구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 선정작가, 대구
2019,17 제10,11회 Trois-Rivières국제현대판화비엔날레 Duguay Prize(관객상) , 퀘백, 캐나다
2018 CWAJ판화전 CWAJ상수상 , 동경, 일본
2017 ART236 Project 대상, 제주
2015 크라코우 국제 판화 트리엔날레 HonourableMention
2012 일본 슌요우카이 공모전 판화부분 대상
방콕 국제 판화&드로잉 트리엔날레매 입상
2008 제7회 고치국제판화트리엔날레 고치현립미술관상, 고치, 일본
레지던스
2023 아세안문화재단 국제 판화 레지던시, 치앙마이,태국
2021 예술발전소, 대구
2017 유와쿠 창작의 숲, 카나자와, 일본
2015,14 관란 국제판화기지, 심천, 중국
소장
고치 현립 미술관, 고치시, 일본
오페라 시티 문화재단, 동경, 일본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 뮤지엄, 로드아일랜드, 미국
시애틀 시청, 시애틀, 미국
국립 문화예술회관, 방콕, 태국
뮤지엄 산, 원주
한국미술은행
대구문화예술회관
아세안문화재단
인당미술관
작가 노트
홀로상자일기 Hollow box diary
그 동안의 작업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의 일상을 입방체의 공간효율성이 좋은 형태의 공간이 많다는 점에서 상자에 비유하여 그려왔다. 네모난 장조림 캔과 모양이 닮은 버스, 네모난 창이 뚫려 있는 플라스틱 맥주 박스와 모양이 닮은 지하철, 살고 있는 사람들 만큼이나 도시를 누비는 많은 택배상자... 완전한 집의 형태보다는 한 칸 상자의 공간(원룸)에서 사는 사람들. 이러한 모습들이 내가 보고 살아온 도시의 모습이다. 상자 하나 가득 담긴 사람들의 이미지를 통해 도시의 밀집되고도 고독한 모습을 관조하듯 그려왔다. 그러나 작년부터 우리의 일상에 일어난 큰 변화로 인해 관찰자로써 우리의 일상을 바라보기 보다는 나에게 주어지는 하나 하나의 공간과 순간에 더욱 깊이 집중하여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홀로상자일기’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나(또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일상의 공간과 순간들을 일기와 같이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지금까지 입체적인 택배상자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여 일상의 사건의 배경으로써 그려왔다. 그러나 ‘홀로상자일기’는 상자를 그리지 않고 작품을 그리기 위한 종이 재료(크라프트타이벡)를 상자모양으로 종이 접기를 하여 입체적인 상자를 입체물로 만든 후 다시 그것을 펼쳐 평면으로 되돌린 작품이다. 화면 안에 상자의 모양은 없지만 상자공간이 있었던 흔적은 접힌 자국으로 표면에 요철로써 남는데, 이 흔적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실크스크린 판화기법으로 빈 공간(Hollow box)을 찍어 요철을 두드러지게 하였다. 이는 동전 위에 종이를 놓고 연필로 면을 칠하면 아래 동전의 요철이 흑연에 의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는 프로타쥬 기법을 실크스크린으로 실행한 것으로 관객들은 평면 위에 드러난 접힘 자국을 통해 상자 공간의 실재를 감지하게 된다. 상자는 일반적인 포스터 사이즈와 같은 A1사이즈 종이를 가지고 한 개의 상자를 접을 때도 있고 같은 면적의 종이를 가지고 두 개의 상자를 접기도 한다. 많게는 네 개의 상자를 접기도 하는데 이에 따라 상자 한 개의 사이즈가 달라지고, 또한 종이 표면위에 드러나는 그리드의 간격도 좁아져 다양한 공간의 크기를 표면에 드러내게 된다.
이렇게 마련된 빈 공간(Hollow box) 위에 경험에서 추출된 일상의 이미지와 생활 속에서 떠올리게 되는 그리운, 또는 원하는 장면들을 드로잉하여 그려 넣고 있다.
처음 실험적으로 제작한 30장의 드로잉 연작 <홀로상자일기(2021)> 중 몇 개의 장면들을 살펴보자면, 반쯤 접히다 만 상자가 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상자 안 공간이 초록으로 채워지고 그 안에 물을 주는 존재가 있다. 고층 아파트의 베란다를 상상하며 제작한 이 작품은 좁은 공간에서 나마 나만의 작은 정원을 가꾸며 자연에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으로 채워져 있다. 어떤 홀로 상자는 자취방에서 홀로 끼니를 때우면서 먹었던 컵라면에 대한 기억을. 그리고 어떤 상자는 이제는 일상적 풍경이 되어 버린 현관 앞 마스크 걸이를 통해 새로운 일상을 담고 있다. 개중에는 아직 미처 만들어지지 못한 상자의 모습을 출입금지 표시를 통해 공사장을 연상하도록 한 장면도 있으며 건물 철거 후의 공터를 구겨진 빈 상자 종이로 표현하기도 한다.
내가 보고 그린 이들 일상의 이미지들은 나만이 겪은 특별한 장면이 아니다.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지난 하루를 상자 속에 함께 담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 제작하였다.
반려식물
홀로 있는 시간을 충만하게 채워주었던 반려 식물들을 투명한 필름 위에 실크스크린 판화로 가득 채워 정원을 만들었다. 투명한 레이어 위에 찍힌 평면의 패턴과 같은 이미지들은 켜켜이 겹쳐져 세워지면서 보는 각도의 변화에 따라 살아 있는 듯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판화 작업은 색의 가짓수에 따라 각각의 판을 만들어 겹쳐 찍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분판(分版)이라고 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분판이 작업의 특성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분판을 하는 동안 작가는 다 자란 나무를 켜서 판재로 만들어 건축재료를 준비하듯 머릿속에서 완성될 이미지를 색깔별로 분해한다. 그렇게 판재처럼 켠 각각의 판을 하나씩 찍어 차곡차곡 색을 쌓아 올린다. 처음에 분판을 하며 머릿속으로 그린 예상 이미지과 실제 완성된 작품이 수많은 작업과정에서 개입되는 물질과 시간으로 인해 달라지기 때문에 작가 자신도 모든 판이 쌓여 완성되고 나서야 자신의 작품을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 연작 <반려식물> 시리즈는 분판하여 켠 이미지와 판화의 제작 과정을 관객이 시각적으로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켜켜이 세워진 찰나의 순간들이, 보는 이에게 오래 남을 경험을 선사하기를 바란다.
A box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흘려 버리기 쉬운 일상 속의 부조리를 발견하고, 이를 나만의 시각과 잔잔한 웃음을 섞어 표현하고 있다. 내 작품의 주제가 되는 일상은 대구-서울-동경-다시 대구로 이어지는 지금껏 내가 살아온 현대 도시의 일상이다. 도시를 옮겨가고 나라가 바뀌어도 대도시라고 하는 시스템은 다들 비슷비슷 한데 여기서 보게 되는 아이러니한 장면들은 도시가 가지는 특질인지, 사람이 다수 모이게 되면 생겨나는 인간의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도시 생활 속에서 인간이 개성과 자유로움을 잃고 대도시의 시스템과 룰에 의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기계적으로 행동하며 점점 사물화 하는 상황을 우리는 매일 보며 산다. 작품에 등장하는 구겨지거나 접혀서 놓여있는 옷가지와 소지품들(사물)은 결국은 우리의 모습이다. 때로는 만원 전철을 타고 출퇴근과 등하교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옷 서랍장에 가득 찬 옷 꾸러미에 비유되어 그려진다. 승객을 잔뜩 태우기 위해서 역무원이 사람들을 꾸깃꾸깃 눌러 넣고 있는 것은 전철이 아닌 커다란 옷장이다. 또한 사각형의 쇠로 만든 온갖 탈 것들을 속이 꽉 찬 통조림에 비유해서 그리기도 한다. 인간군상을 한번에 다양하게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인 대중교통수단을 소재로 즐겨 그린다.
2017년 한국에 귀국한 이후로는 줄곧 상자를 소재로 하여 도시의 일상을 판화로, 설치 작품으로 그리고 페인팅으로 그리는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효율적으로 많은 인구를 수용(수납) 할 수 있도록 네모난 상자와 같은 규격화 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이 상자 공간들은 도시 안에서 부대끼며 살아가겠다고 선택한 ‘자의’와, 소시민에게는 주거지에 대한 아주 좁은 선택지 밖에 제공하지 않는 ‘시스템의 타의’가 혼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 상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으로, 좋든 싫든 우리의 일상을 담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예전부터 나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인물들을 종종 그려왔다. 그것이 내가 겪어온 도시생활이었기 때문이다. 2020년 2월부터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도 나로서는 작업실에 찾아오던 지인이 없다는 것과 모임들이 없어진 것을 제외하면, 적어도 작업실 안에서는 평소와 같은 생활을 했다. 혼자 작업을 하고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하거나 쉬면서 뉴스, 정보를 찾아보고, 혼자서 밥을 먹고, 또 작업을 한다. 혼자 고요히 작업하는 시간은 항상 내가 ‘나’로 가득히 채워지고 정신적으로도 매우 충만해지는 시간들이었는데,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사람이 이러한 경험을 타의적이었지만 묵직하게 경험하게 된 것 같다. 나를 고립시키기도, 충만하게도 하는 도시의 상자들. 나의 작품들을 통해서 지금도 변화해 가는 중인, 살아 움직이는 우리의 일상을 다시금 돌아보고 있을 사람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